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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 전에 사전조사를 상당히 꼼꼼하게 하는 편이다. 관련 여행프로그램 다운받아 보고 블로그에 올라 온 여행기도 엄청 뒤진다. 교통편도 알아보고 지도에서 직접 거리도 재본다. 직접 걸어갈 수 있는지, 자전거로 가능한지, 어느 방향으로 돌 때 더 효율적인지. 충분히 만끽하기 위한 다른 길은 없는지, 어느 시간 때 어디를 가야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지 등등. 


선택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렇게 여행 준비하면 머리 터진다. 포기가 빨라야 주어진 일정에 충실할 수 있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고 나면 선택을 해야 한다. 아주 많은 시간과 돈이 주어져 있지 않은 이상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충족시킬 수 없다. 


동남아 여행은 워낙 많이 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태사랑(www.thailove.net)을 비롯해 정보공유까페도 많아졌고 개인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도 엄청 많다. 점점 글보다는 사진 위주로 구성된 여행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시각정보가 상당히 많아 큰 도움이 된다. 반면 글로만 느낄 수 있는 여행기의 맛을 느끼려면 책을 사보는 게 좋겠다. 


이 모든 구상에서 제일 중요한 게 지도다. 



요즘은 현지에서 영업을 하는 한인들도 많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들과 일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도가 상당히 정교하게 나오는 편이다. 그런데 정작 가서 제일 중요한 건 영어로 된 맵이다.(크메르어 할 줄 아심?) 한국어로 된 맵은 우리끼리 보는데나 편하지 정작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에게 길을 물어볼 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캄보디아에서 얻은 투어맵을 기준으로 설명을 해볼까 한다. 


러그 밑에 일주일 깔아두고 평평하게 편 다음 찍은 사진이다. 



 기본사항



시엠립 시내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쭉 올라가면 바로 앙코르왓이 나온다. 그런데 앙코르왓 입구는 서쪽(파란색 점)에 있기 때문에 보통은 앙코르왓 남쪽 해자 만나는 지점으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회전을 한다. 시엠립 시내에서 앙코르왓 남쪽 해자까지는 거리가 6km 내외 정도로 짧다. 자전거로 가도 금방 간다. 


앙코르왓 가는 길에 통합매표소가 있다. 표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싶으면 요기로 -> http://nadong.tistory.com/72


앙코르왓, 앙코르톰을 중심에 두고 작은 원을 그리며 돌면 스몰투어(파란색), 큰 원을 그리며 돌면 그랜드투어(노란색)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두루 쓰는 표현이다. 보통은 전용뚝뚝을 하루 종일 빌려 타고 다니는 방식인데 스몰투어는 15달러, 그랜드투어 20달러 정도로 가격이 거의 고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스몰투어를 하겠다 그러면 뚝뚝기사가 지도 보여주면서 대충 어디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 별 의견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보통 가는 코스로 알아서 대려간다. 돌다가 너무 지치면 그냥 집에 가자고 해도 된다. 


보통 전용뚝뚝을 타고 도는 경우 고려할 요소는 3가지 정도다. 



1) 먼저 점심 때 시내로 돌아올지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은 날이 더운 점심을 피해 오전에 돌다가 점심 때는 시내로 돌아와 밥 먹고 쉰 다음 다시 오후에 도는 방식이다. 이때 뚝뚝기사가 식당을 추천하기도 한다는데 일종의 커미션이 있다고도 하고 밥값을 따로 하니 사주니 경험이 다양하던데 골치 아프면 그냥 따로 밥먹자 하고 대신 다시 출발할 때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된다. 시내로 다시 나오냐 마냐에 따라 가격 흥정을 해서 2~3달러 깎을 수도 있다고 한다. 현지 한 달 월급이 평균 70달러 안팎이니 15달러 주고 하루 빌리는 게 뚝뚝기사에게 제법 괜찮은 벌이라고 한다. 그러니 너무 미안해 할 필요는 없고 대신 너무 말도 안되게 깎으려고도 말고 적당히 존중하면서 알아서 잘. 참고로 투어 중간에도 노점 위주로 먹을 데가 많기는 하다. 그냥 한국 유원지 생각하면 된다. 다만 비위가 약하거나 위생관념이 투철한 사람은 시내로 돌아오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자기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2) 앙코르왓, 앙코르톰 이 두 곳을 어떻게 배치할 건가를 결정해야 한다. 얼마나 자세히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작정하면 하루를 다 쓸 수도 있다. 최소한 오전 내지 오후를 전부 다 써야 한다. 따라서 앙코르왓과 앙코르톰을 하루에 다 돌면 나머지는 돌 시간이 거의 없다. 물론 수박겉핡기 식으로 돌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도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다. 


앙코르왓은 일출보러 오전 일찍 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앙코르톰 보는 날 스몰투어하고, 앙코르왓 보는 날 일출보고 그랜드투어했다. 물론 사원 찍고 사진 찍고 이동 이런 식으로 하면 하루에 다 볼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비추다. 참고로 일출보러 갈 때 숙소에 부탁하면 간단한 조식을 만들어준다. 정말 간단한 조식이다. 


3) 보통 석양을 가장 많이 보는 포인트는 프놈바껭이다. 바껭사원이라고도 하고 바껭산? 바껭언덕? 이라고도 한다. 앙코르톰 남문쪽에 있는데 늦은 오후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기어 올라간다. 좋은 자리 잡으려고 그러는 거 같다. 


>> 앙코르왓 일출




 스몰투어 (small tour)




앙코르톰, 앙코르왓 이야기는 앞에 언급했으니 안하겠다. 앙코르톰 남문으로 들어가서 안에 있는 바이욘 사원, 바이푼 사원, 코끼리테라스 등등을 보고 난 후에 앙코르톰 동문으로 나간다. 


앙코르톰 보기 -> http://nadong.tistory.com/72http://nadong.tistory.com/73


따께오, 따프롬 등등 외에도 중간 중간 조그만한 사원들이 있는데 보통은 순서대로 들른다. 뚝뚝기사는 내려주고 기다리다가 나오면 태워서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앙코르톰, 앙코르왓을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곳은 따프롬이다. 툼레이더에 나왔다는 그 곳(아 이 말 증말 하기 싫었는데), 엄청나게 큰 나무 뿌리가 사원벽을 감싸고 있는 사진으로 유명한 그 곳. 당연히 사람이 엄청 많다. 고즈넉히 사진 찍을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그래도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가는데도 이유가 있겠죠?


 그랜드투어 (grand tour)



스몰투어랑 같은 방식이다. 좀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원 사이 간격도 멀다. 그래봐야 얼마 안 멀다. 그리고 뚝뚝타고 다니는데 뭐. 앙코르톰 남문으로 들어간 후에 북문으로 나온다. 이어서 쁘레야 칸, 니안뽀악(네안페악 등등), 따솜, 이스트메본(동메본), 쁘레룹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부분 숲길이다. 울창한 숲길이라 뚝뚝이 별로 없을 땐 제법 기분이 좋다. 니안뽀악은 늪지대 한가운데 있어 가는 길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인적으로는 쁘레야칸이 정말 좋았다. 따프롬보다 좋았다. 대부분 크기가 고만고만한데 쁘레야칸은 제법 넓다. 사원 자체에 대한 감상은 뒤에 다시 쓰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가면 그 사원이 그 사원같고 점점 지겨워질 것이다. 미리 사원별 차이점이나 역사적 배경 등을 알고 가면 더 재밌을 것이다. 사진은 인터넷 뒤지면 차고 넘친다. 


 각자의 투어 (unique & private tour)


모든 여행이 다 그렇지만 스몰투어, 그랜드투어 이런 거 다 무시하고 그냥 자기 맘대로 해도 된다. 그냥 어디 한 군데 하루 종일 넋놓고 앉아 있어도 되고. 똑같은 곳을 해뜰 때 갔다가 해질 때 또 와도 된다.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도 되고 점심먹으로 시내로 나오지 않아도 된다. 그냥 다 지 맘대로다. 


그랜트투어를 자전거로 했다. 


앙코르왓에서 일출을 보고 앙코르톰은 통과한 후에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물론 날이 덥고 도로는 더러 불편하기도 하지만 자전거여행 해 본 사람은 알텐데 그냥 많이 안 힘들다. 거리도 50km 될까 말까하고 도로 사정과 무관하게 서울보다 백배는 안전하다. 그리고 숲길을 자전거로 달릴 때 그 기분이란. 


각자의 여행,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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