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사유와 성찰]위력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기사 참고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8242030005 어제 타임라인에서 이 글이 가장 많이 보였다. 지금 시기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성찰이 돋보이는 글이었기에. 이런 기분 저마다 다르지만 학교, 군대, 직장 등 삶의 현장 곳곳에서 느끼지 않을까?내 경우엔 감옥이 그런 곳이었다. 일상적으로 굴러가는 시스템 속에 드러나지 않는 숨막힘. 어차피 1년 6개월만 지나면 된다는 생각이었기에 그냥 참자는 컨셉이었다. 그래도 성격상 가끔 쏟아져 나왔다.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사동마다 소지가 2명씩 있다. 제소자 중에 죄질이 무난한 사람을 뽑아서 사동 잡일을..
오랜만에 인터뷰 인터뷰 내용은 여기로 : www.podbbang.com/ch/6645 1. 예전에는 병역거부 자체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사회적 인식 자체가 부정적인데 극복이 되겠냐는 거다. 그런데 이제 제도가 들어서는 단계가 되자 대체복무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 많이 나온다. 특히 남북이 대치 중인데 국가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은 거의 사라졌다. 남북화해모드가 중요하게 작용했겠으나 애초에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을 공포감만 이용한 게 아닌가 싶다. 2. 병역거부를 한 계기를 묻는 질문은 인트로 성격으로 항상 나온다. 예전에는 남들이 감화될만한 내용을 억지로 준비했는데 이젠 그냥 무덤덤하게 답한다. 너무 오래됐고, 실제로 당시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었으나 지금 와서 보니 그냥 군대에 안 맞는 사람이..
1. 나는 비폭력주의자다. 태생적으로 곱디 고운 정서를 가져서 그런 게 아니라 병역거부를 하고 내 안에 내재된 남성성과 폭력성에 대해 성찰하고(오글거리는데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억지로 누르고 노력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 체화되어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 2. 한국사회 비폭력은 뭔가 개념이 너무 왜곡됐다. 대표적 비폭력 저항인 시민불복종은 법이 정의롭지 못하면 그 법을 어겨서라도 싸우자는 거다. 시민의 정의가 법보다 우선하니까. 그냥 시키는대로 하자는 게 비폭력이 아니다. 원래 비폭력 저항은 권력자들이 말하는 질서유지 같은 거랑은 완전 거리가 멀다. 비폭력 투쟁의 대표적 사례인 간디의 소금행진 같은 경우 막으면 그냥 간다. 그래서 막 총에 맞고 그러면서도 그냥 간다. 자신들에게 정당성이 있다는 믿음이 있으..
(2006년 1월 14일에 썼던 글이다. 1월 14일은 박종철 열사 기일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영화 이전부터 박종철 열사라는 창을 통해 1987년을 기억했었구나.) 1.학생운동을 시작했을 무렵, 학생회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쌓여있던 수많은 책들. 지난날 학생운동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 수많은 팜플렛과 소책자들. 그 가운데 '그대 온몸 깃발되어'라는 책이 있었다. 그것은 합법적인 출판이 불가능하던 시절에 나왔던 해적판 박종철 열사 평전이었다. 2.역사는 기억을 둘러싼 싸움이다. 한 편, 역사는 망각과 선택을 둘러싼 싸움이기도 하다. 과거사 청산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은 요즘, 전쟁의 상처와 기억이란 주제로 고민이 많은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이 늘었다. 사람들은 달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열사 추모..
박명수같은 투덜이도, 정형돈같은 내성적인 사람도, 정준하처럼 조금 뒤쳐지도 사람도 모두 끌어안고 가는 유재석. 그만한 남성 리더쉽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내뿜는 케미를 지켜보는 재미에 지난 십년 간 무한도전을 대체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었다.프로레슬링 마지막회 만신창이가 된 정형돈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자기 무릎을 던진 유재석과 그걸 알고 유재석을 꼭 끌어안은 정형돈. 배경에 흐르는 Ben folds 과 스틸컷. 그거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프로레슬링 특집은 가장 감동적인, 하강을 예비하는 절정이었다. 그래서 그걸 지켜보는 감정은 복잡했다. 정형돈이 방송 복귀후에도 무한도전에 결합하지 않은 선택이, 너무 깊이 이해가 됐다. 그 절정의 순간에만 나올 수 있는 감동은 가슴 ..
MBC 드라마 리즈시절이던 2000년대. 주말 저녁 시간대는 대체로 가족드라마가 대세였다. 2005년 드라마 편성이 빵꾸나서 임시로 때우려고 제작한 옴니버스 드라마 을 감옥에서 봤다. 채널 선택권도, 심지어 TV를 끌 권한도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드라마를 못 봤을 것이다. 그렇게 보게 된 이 드라마가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다.부모님 없이 큰 자매 배두나(동생)와 배종옥(언니), 배종옥의 남편 김창완은 모두 드라마 속에서 실명으로 나온다. 배종옥과 김창완 사이에서 자란 딸 보미 역은 고아성. 김창완의 남동생이었다가 MTF로 성전환한 김혜정 역에는 하리수가 나온다.이 드라마는 등장인물과 배경은 끝까지 똑같지만 매주 2회씩(토/일) 주인공이 바뀌는 형식을 취한다. 주제어는 모두 '사랑'이다. 1, ..
2017. 08. 30. 상암동 MBC 로비 이근행 MBC 노조 조합원(전 위원장) "여러분에게 힘이 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참 판단이 어렵습니다. 제가 전임 위원장이 아니라 조합원으로서 또 똑같은 욕망과 고민을 지닌 한 인간으로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감정이 메말랐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됐습니다. 원래 예민하기도 하고 감정과잉이 있어서 늘 애쓰기는 합니다. 예전에는 눈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년 새 많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어제 조합에서 구로 유배지 촬영을 왔었습니다. 양효경이 울었습니다. 한참 울었습니다. 말을 하다가 같이 울었습니다. 저는 제 눈물샘이 작동한 걸 그 순간에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아, 효..
Axiom은 수학 용어로 공리를 뜻한다. axiom의 어원은 그리스어 단어인 axioma에서 왔으며 '그 자체로 명백한 진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학에서 공리는 증명하지 않고 참으로 받아들이는 명제를 의미한다. 즉, 논리의 출발점이다.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수학은 부분적으로 발전했다. 그리스와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도 제법 높은 수준의 수학지식이 사용되었다. 어떤 내용은 그리스보다 앞선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지식은 결코 학문으로 정립되지 못했다. 차라리 측량에 가까웠다. 수학은 측량을 위한 보조도구에 불과했다. 높이가 같은 원뿔과 원기둥의 부피비가 왜 1:3이냐고 물으면 이집트인이나 메소포타미아인은 실제로 원뿔과 원기둥 모양의 그릇을 만들어 부피를 측정했을 것이다. 원뿔에 물을 가득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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