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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항구에 나가보았다. 환하게 불을 밝힌 오징어잡이 배들은....없었다.
파도가 심해서 오징어잡이에 나선 배들이 별로 없다. 별자리가 뜨문뜨문 보이고,
친구들은 별자리찾기 어플 갖고 논다. (아이폰으로 별 걸 다해. 근데 내가 사면 왜케 할 게 없어...)

둘째날 아침 나리분지 등산 시작. 택시를 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간다.
물자를 육지에서 수송해와야 하는 울릉도는 대체로 물가가 비싸다.
기름값도 비싸다. 택시비도 비싸다. 기본요금이 3000원부터 였나? 암튼 조금 비쌌다.
주요관광코스까지는 일괄요금을 받는데, 국내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동네가 많다.
이게 주요 생계수단인 사람들에게야 그럴 이유가 있겠지만 종종 바가지 요금 때문에
짜증날 때가 있다. 그렇다고 다른 교통수단도 딱히 없는 상황이 많아서 거부도 못하고.
그래도 많이 접하다보면 꼼수도 느는 법. 등산로 입구인 KBS중계소까지 가면 만원을 받는데
그보다 살짝 아래에 있는 충혼탑까지 가서 내리고 5천원에 해결했다. 여기서부터 등산을
시작해도 거리차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더구나 등산을 갔는데 편하게 차타고 산에 오르려고
간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런 작은 성취가 어찌나 기분 좋은지...이런 거에 엄청 집착한다.

>> 날이 많이 흐리다. 새벽 아니다. 늦은 아침


>> 늦가을. 까치밥으로 남겨둔건가?


>> 성인봉 등산 시작. 등산으로는 그닥 어렵지 않은 코스로 성인봉 지나 나리분지까지 넉넉잡아 4시간 정도면 충분


>> 성인봉 오르는 길. 11월 초반이라 단풍은 이미 졌으나 소슬한 늦가을 기운이 좋다.


>> 성인봉에서 찍은 주변 풍경

>> 성인봉에서 바라본 나리분지. 줌으로 댕기니 투막집(울릉도 전통가옥)이 살짝 보인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관광용으로 남겨둔 듯.

>>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기하학적으로 내부가 움푹 파인 분지지형이니 경사가 급해지는 건 쉽게 상상 가능. 경사가 급하니 나무의 뿌리 부분이 모두 휘어 있다. 분지 쪽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오르막 경사가 급하니 배 이상 힘들어진다. 대부분 성인봉을 올라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 내려가는 길에 담은 풍경. 기분이 참 청명하니 잡생각 없이 좋았다.

>> 분지에 접어들면 길이 평지로 바뀐다. 걷는 내내 이렇게 좋을 수가...

>> 후지 디카는 확실히 인물은 걍 그렇고 풍경에 강한 거 같다. 동영상은 최악이다.

>> 그 어느 여행기보다 사진이 많이 들어가는 멋진 풍경의 연속. 다시 가고 싶구나 울릉도..

>> 나리 분지 중심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 이 근방에 사람이 사는 곳은 여기가 전부.

나리 분지 중심에는 10여가구 정도가 조그만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 사방이 그림같은 풍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농사를 조금 짓는 거 같았고 몇몇집은 식당을 하고 있었다. 산채나물비비밥을 파는 곳 중에서 이 곳이 최고라는데. 그 뭐라나 식당 이름을 알려주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울릉도에서만 나는 나물을 미친듯이 먹어 보고 싶었는데 버스 시간에 쫓겨 먹지 못한 게 두고 두고 아쉽다.
섬 외곽에서 이 곳까지 버스가 들어오는데 몇 대 없다. 시간표를 좀 더 꼼꼼하게 체크하고 갔더라면 점심을 이 곳에서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또 아무리 꼼꼼하게 챙겼다해도 산행 시간을 예측하기도 어려웠을 거 같다. 경치에 취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천천히 걸었으니까.. 대신 다음에 오면 비교적 완벽하게 시간을 재서 밥을 먹을 수 있을 듯.
아쉬움을 뒤로 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해안가로 나간다.

>> 사람의 옆얼굴 같다. 미륵의 얼굴형상이라 하여 미륵봉이라 부른다는데 그럴 듯 하다.


>> 흐미 사진 속에서 가을이 툭툭 떨어진다.

천부-나리행 버스는 천부와 나리만을 오고 간다. 천부에 내리면 다시 이 곳에서 순환도로 일주버스를 탈 수 있다.
이 곳이 출발점이다. 여기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목적지인 대풍감으로 향한다.
대풍감은 정확히 말하면 언덕 이름인데 이 곳에 올라 바라본 일대의 경치가 끝내준단다.
울릉도에서 손꼽히는 비경정도가 아니라 국내(국제까지는 아니고) 비경 몇순위 쯤 하는 곳이란다.
과연 어떨까? 기대감을 갖게 된다. 울릉도는 좀체 실망을 시키지 않았으니...
근데 이런 빌어먹을. 하필이면 대풍감에서 딱 디카 배터리가 방전됐다. 헐....간밤에 충전해둘걸.
이 놈의 배터리는 세 칸에서 두 칸으로 줄어드는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일단 두 칸으로 줄어들면 순식간에
방전된다.

>> 송곳 추자를 써서 추봉


>> 버스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들.

>> 대풍감에 오르려면 모노레일을 타고 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에 찍은 사진. 마침 오후 늦은 시각이라 해가 정면에서 비춘다. 해살이 부서지는 바다에 홀린다.



>> 대풍감에서 바라본 풍경. 헐...여기서 배터리가 나갔다. 생각보다 굉장히 웅장하고 근사한 느낌인데 카메라로 잘 살리지 못했다. 이럴 때 파노라마 기능이 있다는 소니 디카가 필요해진다. 후지를 살 때 가장 끝까지 고민했던 모델.

하루를 엄청 빡빡하게 썼다는 뿌듯함으로 이틀날 일정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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