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서 빗겨간 섬진강 여행을 가기 전에 블로그 위주로 여행기를 많이 읽는다. 보통 누구나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 이상을 얻으려 할 땐 사람 경험만한 게 없다. 그런데 섬진강 자전거여행을 검색하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블로그를 보면 여기저기 스폰을 받아 광고가 들어간 홍보성 여행기가 꽤 많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강마다 자전거길이 놓이고, 4대강 종주 인증용 수첩과 스탬프가 생기다보니 섬진강 여행 관련 포스트에 대부분 4대강 사업 얘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대체 자전거여행기를 쓴건지 4대강 정복기를 쓴건지 구분 안 가는 포스팅이 부지기수. 섬진강은 한국에서 4번째로 긴 강이다. 그러나 정작 4대강 사업에서는 빠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자전거길은..
섬진강 상류에서부터 자전거를 타려고 임실에서부터 출발했다. 미리 웹서핑한 결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대부분 임실에서부터 출발했다. 자전거 여행자가 느는 만큼 여행의 양상도 다양하겠지만, 여전히 자전거여행은 믿을 게 몸밖에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자전거를 많이 타보면 알겠지만 자전거는 생각 이상으로 효율적인 도구다. 큰 도움 없이도 하루에 100km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지면 이렇게 힘들게 타도 살이 잘 안빠질 정도로 효율적이다.(그래도 신체 비율은 좋아짐.) 결론은 그래서 왠만한면 몸으로 때우자... 남부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임실에서 내린 다음 바로 섬진강댐으로 출발했다.장마기간이라 집에서 남부터미널까지 자전거로 이동할까 그냥 지하철로을 타고갈..
아우라지역에서 1박하고 본격적이 동강 라이딩 시작이다. 라이딩을 시작하는 아우라지역은 태백선에서 삐져나온 지선 정선선에 해당하는 역이다. 정선선은 국내철도역 가운데 가장 외지고 험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지형도 험난하여 골짜기를 따라 구불구불돌아돌아 느리게 간다. 심지어 민둥산 역에서는 기차가 U자형을 그리며 마을을 한 바퀴 빙 둘러 빠져나간다. 그 만큼 산세는 빼어나고 눈은 즐겁다. 사방이 온통 산이다. 기차는 때로 외줄타기를 하듯 아찔하고 좁은절벽길을 절묘하게 빠져나간다. 지금은 이용객이 많이 줄어 운행도 거의 하지 않는다. 운행되는 열차는 대부분 관광이 목적이거나 정선오일장을 찾는 도시 사람들을 위한 용도다. 정선선은 태백선과 갈라지는 민둥산 역부터 시작해서 민둥산-별어곡(열차운행중지)-선평-정선-..
** 여행 기간 2012. 4. 25~27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번째 자전거여행. 일주일 이내의 국내여행은 접이식으로 충분히 가능할 뿐 아니라,오히려 접이식 자전거가 더 좋다는 결론. 일년 전 남해~통영간 자전거 여행에서 확인. 자전거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자전거를 옮겨야 할 때인데 접이식은 어떤 교통수단이든 부담스럽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는장점이 있다. 접이식은 기차나 지하철도 거부하지 않는다. 특히 통영 넘어갈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라이딩을 포기하고 간단히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했다. 3년 넘게 튜브에 구멍한 번 나지 않았던 이쁜 자전거를 들고 이 번에는 정선~영월 동강라이딩을 떠났다. 지난 번 여행에서 불편했던 점은 가방을 등에 메고 달려야 한다는 점. 등에 땀이 많이 나고 육체..
역사적인 유적지를 둘러보는 게 주 목적일 때, 자전거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유적지는 그저 관광지에 머무르고 만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있다면 두 번, 세 번 다시 가봐도 좋다. 매번 다른 시간의 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매번 새롭게 보일 것이다. 같은 공간에 서로 다른 시간의 기억들이 압축되어 있는 공기는, 밀도가 매우 높아서 가만히 돌아다니다 보면 몸 안에 무언가 꽉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시간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주어져 있다면 자전거가 좋다. 곳곳에 멈출 곳이 많다면 언제든 마음껏 설 수 있는 자전거가 좋다. 둘러봐야 할 곳이 너무 많거나 장소와 장소 사이 거리가 너무 멀지 않다면 자전거가 좋다. 걷기는 너무 느리고 자동차가 너무 빠르다면 자전거가 좋다. ..
아유타야에서 1박을 계획했다. 보통 여행사 상품으로 당일치기를 많이 하던데 그렇게 간단히 둘러보고 오기보다는 좀 자세히 보고 싶었다. 역사 속에 남겨진 그들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고고학적 취향과 호기심도 있었고... 오래된 것들은 다 그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생각 때문에. 긴 시간의 흔적이 남겨진 곳에서는 시시각각으로 다른 삶의 조각들을 드러내보인다. 아유타야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같은 도시다. 굳이 입장료 내고 들어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유적을 볼 수 있다. 집 앞마당에 떡하니 탑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언젠가는 사람들 속에서 어떤 의미를 뿜어내고,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긴 세월을 보냈을 것들이 지금은 다만 흔적으로 남았을 뿐이다. 무엇인가를 읽어내려 한다. 의미를 부여한다. 전날 타..
2년 전 태국여행에 이어 다시 찾은 태국. 꽉찬 9일의 일정. 태국을 선택한 이유는 여행에 많은 에너지를 투여할 여유가 없어 이미 여행한 적 있는 태국에서 조금은 수월하게 여행하기 위해. 휴식을 컨셉으로 잡고 방콕-치앙마이를 기본 일정으로 방콕 근처 한군데를 더 고려하는 정도. 지난 번에는 암파와를 갔었고 이번에도 암파와를 생각했으나 굳이 또 갈 필요는 없단 생각이 들어 여행 중에 그냥 아유타야를 가기로 맘 먹었다. 방콕에서 아유타야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승기념탑(아눗싸와리) 역에서 로뚜(미니밴)을 타고 갈 수도 있고(60~70밧), 여행사 상품을 끼고 갈 수도 있다. 나는 기차를 이용했다. 훨람풍 역에서 3등석 15밧에 아유타야까지 간다. 엄청난 더위 속에 기차가 달린다. 선풍기는 더운 김을 내뿜고,..
간밤에 항구에 나가보았다. 환하게 불을 밝힌 오징어잡이 배들은....없었다. 파도가 심해서 오징어잡이에 나선 배들이 별로 없다. 별자리가 뜨문뜨문 보이고, 친구들은 별자리찾기 어플 갖고 논다. (아이폰으로 별 걸 다해. 근데 내가 사면 왜케 할 게 없어...) 둘째날 아침 나리분지 등산 시작. 택시를 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간다. 물자를 육지에서 수송해와야 하는 울릉도는 대체로 물가가 비싸다. 기름값도 비싸다. 택시비도 비싸다. 기본요금이 3000원부터 였나? 암튼 조금 비쌌다. 주요관광코스까지는 일괄요금을 받는데, 국내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동네가 많다. 이게 주요 생계수단인 사람들에게야 그럴 이유가 있겠지만 종종 바가지 요금 때문에 짜증날 때가 있다. 그렇다고 다른 교통수단도 딱히 없는 상황이 많아서 ..
국내여행을 어지간히 다녀봐서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아마도 마지막 또 한 번의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울릉도가 아닐까? 제주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멀게 느껴지는 곳, 한 번 쯤 가봐야지 하면서도 큰 맘 먹지 않으면 좀체 기회가 닿지 않는 곳, 이름처럼 기대감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출렁이는 파도에 울렁울렁거리며 갔던 곳, 울릉도 편. 출발~~ 교통편은 많지 않다.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전세버스로, 다시 강릉에서 씨스타호를 타고 울릉도까지 들어가는 연계상품이 있다. 요금은 왕복 133,000원이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seastartour.co.kr/tour/list.php?ca_id=20 전세버스는 새벽 4시 10분 영등포구청역을 출발해서 시청역과 잠실역에서 승객을 태우고 강릉으..
고성에서 비를 만나는 바람에 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점프했다. 거기서 휴가차 놀러온 동생을 만났다.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숙소를 잡아야했다. 통영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머무는 강구안에 위치한 나폴리 모텔. 작명 센스 거시기하지만 비수기라 가장 전망 좋은 8층을 얻었다. 전망은 좋은데 풍광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복잡한 항구에 즐비한 건물들은 어쩐지, 그 동안 지나왔던 남해 바다의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다 빼앗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동생에겐 소중한 휴가일텐데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까워 숙소를 나서 강구안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시간도 너무 늦었고 비까지 내려 잘 통영에 대한 느낌만 계속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냥 밥이나먹자 하고 불쑥 들어가서 갈치조림을 시켰더니 위생도 엉망인데 맛..
공룡 박물관을 나서고부터는 정말 내 평생 가장 힘든 코스였다. 해안선이 복잡한 남해안을 따라 가다보면 지형도 오르락 내리락 할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하...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진짜 많이 올라가고, 많이 내려왔다. 통영까지 최대한 빠른 길로 가려고 시내로 들어가는 국도를 타지 않고 최대한 바다에 가까운 지방도만을 따라 갔는데 가도 가도 끝없는 산과 바다 때문에 자잘한 지명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인적없는 산길이란 이런 것!! 게다가 보슬비까지 내린다. 보슬비와 땀에 시나브로 옷이 젖는다. 인적없는 산길에 턱밑까지 올라온 내 숨소리만 고막을 때린다. 와...오르막 진~~짜 길다. 그리고 내리막 역시 진~~짜 길다. 미친 속도로 내려간다. 짜릿짜릿하다. 그렇게 오르막 하나 오르고 내릴 때마다 몇 ..
허름한 여관에서 혼자 지내는 밤, 작은 바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시끌벅적했던 삼천포항에 소리가 잦아들자, 침묵 속에 간간히 들려오는 작은 소리들. 문득 쓸쓸해진다. 한편으로 그 작은 소리마저 없었다면... 작은 소리들이 고맙게 느껴지자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진다. 학생들이 떠난 운동장, 인적이 뜸해진 시장, 어둠에 사로잡힌 항구, 아무도 오지 않던 명절...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떠난 운동장을 혼자 바라보고 있으면 조금 외롭게 느껴지면서도 그 적적함이 싫지 않았다. 웃음과 환대로 가득한 공간은 어쩐지, 거짓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어차피 내 의지로 어쩌지 못하는 고요. 생각을 포기하니 금새 잠든다. 아침 7시쯤 일어나 출발. 해안가를 따라가면 사천에서 빠르게 고성으로 넘어간다. 사천은 잠시 스쳐..
너무 깊이 잠든 덕분에 일찍 잠에서 깼지만 개운했다. 아침 7시쯤 되었나? 늦가을 아침이라 제법 쌀쌀하고 해가 늦게 뜬다. 내가 1박을 한 곳이 해수욕장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해수욕장이라고 해봐야 가구수가 20여채 남짓한 작은 마을. 간단히 휭 둘러보고 길을 나선다. 인사라도 하고 가려 했는데 주인도 보이지 않아 그냥 길을 나섰다. >> 작은 해변 마을. 저 그네는 누가 탈까? 자전거를 계속 달려 아침 9시 정도 되니 섬의 제일 남단 부근에 이르렀고, 조금 더 지나자 유명한 다랭이 마을이 나타난다. 다랭이논은 경사가 급한 지역에 계단식으로 깎아 만든 논을 말하는데, 같은 농사일을 해도 노동량이 배로 들 것은 자명한 일. 자연에 적응하는 인간의 힘이 놀라운건지, 왼갖 인간의 삶을 ..
여름부터 짜증나게 했던 어떤 사건의 어두운 기운을 마음 속에서 몰아내고자,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딱 20일 전 경주를 다녀 왔을 때 빌린 자전거가 못내 아쉬워 이 번에는 내 자전거를 들고 갔다. 접이식 자전거의 발전은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힘든 부분인 운송의 부담을 크게 줄여주었다. 1년 반 전 교통사고 때문에 새로 구입한 접이식 자전거. 그 자전거를 들고 처음으로 자전거여행에 나섰다. 부피가 크지 않아 짐칸에 넣어도 자리를 얼마 차지하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경우, 버스에 들고 탈 수도 있을듯. 처음에 들고 탔다가 사람이 꽉차는 바람에 짐칸에 실었다. >> 내 인생의 두번째 자전거. 접이식 자전거. 급하게 오느라 패니어는 고사하고 짐받이도 없다. 가방을 메고 달렸더니 조금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둘째날은 좀 더 자전거 프렌들리한 코스를 짜보기로 한다. 쥔장은 보문관광단지를 먼저 추천했으나 관광지는 일단 패쓰. 남산 주변을 돌기로 한다. 신라는 불교가 국교였고 남산은 신라 수도의 주산에 해당하니 온 산에 불교유적으로 넘쳐난다(고 유홍준이 그랬지). 공교롭게 여행 다녀온 직후에 1박 2일에서 경주 남산편을 방송해 주더라. 남산에 가가전에 오전에 왕릉 한군데를 들렀다. 왠지 한 군데는 가줘야 할 거 같아서. 그래서 가장 많이 들어본 천마총을 골랐는데 정작 여기에 천마도는 없었다. 헐~~그거 보러 간건데. 근데 생각보다 왕릉 분위기 괜찮더라. 시간 많을 때 이런 데 와서 하루 종일 책이나 읽다가 졸리면 자고...심심하면 왕릉 꼭대기 올라가서 데구르르 굴러 떨어지고..노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 >> 여유..
자전거 여행은 언제나 대형 프로젝트로 인식된다. 가장 큰 장애물은 목적지까지 운반이다. 그 다음은 목적지가 자전거여행 친화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인프라가 부족할수록 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대부분 전시행정의 산물일 뿐. 일상적인 영역에서 자전거는 여전히 큰 마음을 먹어야 친숙해질 수 있는 물건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자전거의 유용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런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동네가 경주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부터는 언젠가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2박 3일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하자. 해외여행은 무리고, 국내여행을 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은 대부분 때로 몰려다니며 관광지를 찍고, 찍고, 거기서 사진도 찍고, 찍..
얼마 전 남해도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그래서 여행기를 쓰려고 보니 헐...이게 뭐야 올해 4월에 다녀 온 태국여행기를 안 끝낸 것이다. 쩝...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다녀오자마자 열심히 썼었는데 마지막 편을 안 썼다니...아무튼 이것도 기록이니 순전히 훗날을 위해 마무리 시작. 방콕에서 마지막 3일을 보냈다. 치앙마이 위주로 계획을 짰고, 방콕은 너무나 대도시라 큰 기대도 없던터. 그냥 쉬다가자 컨셉이었다. 숙소는 사톤지역에 위치한 로얄킹호텔. 사톤지역은 서울로 치면 강남같은 부자동네인데 깔끔하긴 하지만 서울과 크게 다른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길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깔끔하게 교복을 빼입고 있지만, 흡사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한국의 고등학생들. 예의 학교-학원-집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생..
아참...여행기 끝내기 어렵다. 막판가니까 왜 이렇게 흥미가 급 딸리는지...11일짜리 여행이라 다녀온 후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도 딱 그 정도 가는 것인지...한 달 지나니까 뭐 언제 여행 갔었냐 싶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마무리는 해야 기분이 깔끔한 법. 항상 이렇게 힘들게 마무리는 된다. 이래서 사진은 많이 남기는 게 좋다. 그나마 사진보면 조금 그 때 기분이 살아나긴 한다. 그래도 온전히 집중은 안 되는 관계로 모니터 한 편에 최고의 사랑 9편을 틀어놓기 수기를 쓰기 시작... (차승원이 '띵똥' 시작을 알리네...) 여행 9일째. 암파와에서 1박하고 돌아오는 길에 매끌렁 기차역(위험한 기찻길)을 보려고 했다. 이 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계획대로 되지 않은 건, 계획도 많지 않았지만, 위험한 기찻길..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다시 금요일이 돌아왔다. 드디어 기대하던 암파와 수상시장을 가는 날. 여행 오기 전 보았던 여러 프로그램 중에 나를 가장 들뜨게 만드는 장면이 수상시장이었다. 사두억은 관광용으로 조성된 데 반해 암파와는 태국인들이 애용하는 재래시장이라는 점에 끌렸다. 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시장, 물 위에 떠 있는 시장, 시끌벅적하고 사람냄새나는, 무엇보다 먹을 것이(!!) 많은 시장. 수 많은 식재료와, 사람과, 가스통과, 진하게 우러나온 쌀국수용 국통을 싣고 뾰족한 앞코가 미끄러지듯 부드하게 빠져나가는 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들뜬다. 아침에 천천히 일어나 숙소를 나선다. 벌써부터 방콕은 후끈 달아올랐다. 태사랑 맵을 따라 짜끄라퐁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여행 6일째, 치앙마이에서 마지막 날을 보낸다. 그 동안 너무 몰아쳤는지 슬슬 일어나는 시간도 늦어지고 게을러진다. 오후 4시 30분에 기차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가는데 그 때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여기 저기 어슬렁거리다 조금 일찍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가 인기가 많다고 해서 미리 예매를 해두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 갈 때는 한인업소 동대문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소액의 수수료가 붙는다), 치앙마이에서 방콕갈 때는 자전거를 타고 가서 직접 예매했다. 치앙마이에서도 여행사들이 대행업무를 한다. 수수료는 대략 80밧~100밧 정도였던 것 같다.가격표는 태국관광청에서 발행한 여행 안내책자를 보면 나와 있다. 기차마다 전부 침대칸이 있는 게 아니라서 미리 확인을 해둬야 할 거 같다. 생각보다 여행..
첫 날은 방콕 도착해서 기차탈 때까지 카오산 로드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 시간이나 벌고 둘째날은 밤새 기차타고 달려 치앙마이에 도착한 후 타패 문 바깥쪽에 있는 각종 시장구경 셋째날은 타패 안쪽을 구경하고 오후와 저녁 내내 선데이 마켓에서 분주한 하루를 넷째날은 숙소를 타패 안쪽으로 옮겼다. 일단 코사무이를 포기하고 나니 일정이 넉넉하다. 치앙마이가 생각보다 맘에 들기도 해서 며칠 더 머무르기로 한다. 뺑강 건너편에 있던 Imm eco resort는 대략 800밧 정도의 가격이다. 물론 가격대 성능비는 최상인데(다음에 또 갈 생각. 수영장 있고 정원 엄청 크고 조식이 빠방했다.) 그래도 배낭여행치고 너무 호사를 한다는 기분이 들어 셋째날 부터는 타패 안 쪽에 밀집해 있는 게스트 하우스 이용하기로 한다. ..
원래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이 번 여행의 컨셉은, 돌이켜보면 쇼핑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행이었다. 슬슬 재미가 떨어지는 직장생활에, 심각해지는 인간관계, 게다가 하지정맥류~ 그냥 쉬고 싶었다. 쉬다가, 걷다가, 책이나 읽으며, 늦잠 자다가,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면서, 주섬주섬 먹고 싶음 먹고 마시고 싶음 마시고 그러려고 했다. 근데 생각보다는(!) 많이 돌아다녔고, 크, 정리하면서 보니 돌아다닌 게 거진 다 재래시장, 나이트바자, 선데이마켓, 와로롯, 쏨펫, 마분콩, 짜뚜짝, 수상시장, 위험한 기찻길 시장 등등등 그냥 온통 시장과 쇼핑몰이다. 내가 이렇게 상당한 쇼퍼홀릭인줄 처음 알았다. 뭐랄까? 래어 아이템을 득템하는 기분이랄까? 돈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특이한 아이템을 얻는 재미가 너무 ..
4년 전 일본 자전거 여행을 끝으로 10일 넘는 여행은 못 갔다. 직장에 올인하면서 가능한 모든 시간을 끌어모아서 자전거로 제주일주한 게 다였다. 해마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놀러갔지만 여행은 점점 강한 중독을 필요로 하는지라...50일 유럽 자전거 여행 이후로는 좀체 성에 차지 않았다. 이제 갈 때가 되었다, 못 참겠다, 그렇게 마음 속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질렀는데 의외로 직장 동료들이 잘 이해해줘서 마음 편히 다녀왔다. 여행 기간은 4월 22일에서 5월 3일까지 총 11일이었고 비행기는 진에어. 조금 더 일찍 비행기표를 샀다면 더 싼 게 있었겠지만 미리 미리 여행을 계획할 처지가 아니라 다소 급작스럽게 결정하고 떠났다. 여행자 천국이라 불리는 태국을 여행지로 선택한 건 첫째는 ..
설연휴 때 모처럼 쉬게 되었다. 집에 있어봐야 재미도 없고 겨울산행도 너무 그립고 해서 모처럼 등산을 했다. 겨울산행에서 대피소를 운영하는 국립공원은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딱 세 곳. 지리산, 설악산은 가봤기 때문에 덕유산으로 선택했다. 소백산맥을 따라 줄 지어 있는 소백산, 태백산, 덕유산, 지리산은 대체로 능선을 타기가 쉽고겨울에 환상적인 눈꽃을 볼 수 있어 좋다. 눈으로 뒤덮인 겨울산, 특히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면지붕처럼 하늘을 가린 나뭇가지와 상고대를 보며 한없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덕유산에 스키장과 곤돌라가 없었다면, 그래서 사람이 더 적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 만큼 산행하는 순간만큼은 그 감상을 온전히 내 것으로 전유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눈내린 직후에 갔으면 더 좋..
.. 우리는 모두 헛똑똑이들이다.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사실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 대부분은 '우리 쪽에서' 아는 것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들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런 처지인데도 우리가 오래도록 살아 노인이 되어 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어리석다는 이유만으로도 당장 죽을 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 삶에 감사해야만 한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나날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해되기만을 기다리며 어리석은 우리들을 견디고 오랜 세월을 버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김연수, 중에서 너무 너무 오랜만에 소설을 읽다가, 오랜만에 마음을 건드린 구절이 읽어 옮겨둔다.
연휴를 내기 힘든 이 즈음 놀러가야지, 놀러가야지 계속 다짐해도 시간이 안났다. 아무리 잔머리 굴려봐도 당일치기로 가장 쫀쫀하게 노는 방법은 역시 산행이었다. 새벽 1시 광주행 막차를 타고 4시 조금 넘어 광주에 도착하니 영암가는 첫차가 금방 있었다. (왜 월출산이었냐면 순전히 론리 플래닛 한국판에 실린 구름다리 사진 때문이었다.) 버스 타고 영암도착해서 다시 택시타고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대략 5시 30분쯤. 사방은 고요하고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예상대로 춥다. 시골의 새벽은 항상 예상보다 더 추워서 정신이 버쩍난다. 이제 정신을 차려, 몸이 신호를 보내온다.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비수기엔 역시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휴일에만 몰아서 어디를 간다. 그래서 내가 어딘가를 가면 항상 사람이 ..
여행을 많지도, 적지도 않게 다녀 보았다. 여행 다닐 여건이 되는 한 퍼질러 있지 않고 다닐만큼은 다닌 정도다. 국내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을 뽑으라면 역시 제주도 우도를 꼽겠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쪽빛 바다. 그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내 여행지를 원한다면 단연 우도를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디를 가도 비슷하기 마련인 국내 여행지. 특히 유명한 곳일수록 엠티 이상의 분위기를 내기 힘든 국내 여행지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그림같은 풍경'이 여기에 있다. 제주도 여행 넷째날은 오신생 민박집에 짐을 풀고 우도를 다녀왔다. 느즈막히 일어나 자전거에 간식과 물만 챙겨서 여유롭게 나섰다. 마음껏 그냥 놀기로 작정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날씨도 엄청 좋았다. >> 부서지는 햇살...
>> 평화박물관을 나와 제주 남부로 향하는 길...집집마다 걸린 표지판이 이쁘다. 평화박물관을 나와 제주 남부로 향했다. 올레길로 치면 8 코스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조금만 더 가면 제주도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중문 해수욕장 일대다. 관광단지답게 여기 저기 호텔도 많고 도로는 시원시원하다. 길은 대체로 얕은 오르막이 계속되기 때문에 자전거로 달리기 은근히 힘들었다. 올레 7 코스 주변에는 외돌개를 비롯해 유명한 관광코스가 많은데 자전거 여행이었기 때문에 바다를 오른쪽에 보고 달릴 뿐,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그냥 지나쳤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굳이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다. >> 올레길로 수시로 빠졌다가 다시 길을 달린다...쇠소깍. 법환포구와 외돌개를 지나 올레 싸이트에 소개되어 있는 ..
작년 9월에 2박 3일로 제주도 올레에 다녀왔다. 1코스와 7코스를 돌았다. 그리고 한 달 후,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했다. 10월이면 다소 늦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차라리 조금 늦게 오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제주도 날씨는 그럭 저럭 따뜻했고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파랬다. 별 준비없이 떠난 여행, 저가항공에 힘입어 제주도는 무척 가까운 곳이 되었다.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힘든 점은 자전거 운반. 그런데 김포공항 1층 화물센터에서 2만원 정도를 받고 포장을 해주는 서비스가 생겼다. 전용 박스까지 갖춰져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어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오전에 출발해서 점심 지나 제주에 도착했다. 1만원을 내면 자전거 박스를 보관해주는 곳이 있더라. 제주도 여행 가는 사람들이 늘어..
일본여행기도 마지막이다. 유럽여행기가 1년도 더 지나 끝난 점에 비추어보면 일본 여행기는 그래도 빨리 끝나는 편이군. 보름도 안되는 여행이라서 할 말도 많지 않고... 1. 일본에 다시간다면 나는 도쿄 시내에 있는 오타쿠 샵에 가고 싶다. 애니메이션과 프라모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고향같은 곳이 아닐런지...ㅋㅋㅋ 산에 올라보고 싶다. 한국과 식생이 비슷하지만 좀 더 덥기 때문인지 숲이 울창하고 깊은 느낌이 들었다. 깊은 숲 속에 들어가 나무에 둘려싸이고 싶다. 북해도에 가보고 싶다.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북해도는 한없이 고요하고 로맨틱한 분위기, 김전일에 등장하는 북해도는 음산하고 고독한 북해도. 그 어느 것이든. 하라주쿠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에 가보고 싶다. 처음 일본에 간다 했을 때..
- Total
- Today
- Yesterday
- 태국여행
- 고성
- 앙코르톰
- 캄보디아
- 경주 남산
- 앙코르왓
- 울릉도
- 동강 자전거여행
- 고성 자전거여행
- 일본여행
- 바이푼
- 남해
- 태국
- 바이욘
- 씨엠립
- 경주
- 경주 여행
- 섬진강 자전거길
- 치앙마이
- 앙코르와트
- 방콕
- 김연수
- 섬진강 자전거여행
- 유럽자전거여행
- 아유타야
- 일본자전거여행
- 유럽여행
- 시엠립
- 방콕여행
- 자전거여행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